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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당사 라인에도 변화가 생겼다. 감속기 커버 수주량이 눈에 띄게 증가했고, 생산 현장은 그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쉬지 않고 돌아갔다. 그런데 생산이 늘어나자 오히려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 오일이 흐르는 구간에서 알루미늄 표면이 들뜨는 박리 현상이 반복된 것이다. 처음에는 단순 이형제 문제로 봤지만, 파고들수록 금형 온도 분포가 핵심이었다. 그 구간의 냉각 채널을 보강하면서 불량률이 눈에 띄게 떨어졌고, 생산성도 함께 올라갔다. 이 글은 그 과정에서 직접 겪은 내용과 전기차 부품 다이캐스팅 현장에서 실제로 벌어지는 일들을 담았다.
전기차 전환이 다이캐스팅 현장에 불러온 변화
내연기관 차량에는 수백 개의 엔진 부품이 필요하지만, 전기차는 구조가 단순하다. 엔진과 다단 변속기 대신 구동모터와 감속기, 배터리 팩이 핵심 구성이다. 부품 수는 줄었지만 각 부품의 정밀도와 신뢰성에 대한 요구는 오히려 높아졌다. 감속기는 그중에서도 특히 중요하다. 모터의 고속 회전을 감속해 바퀴에 토크를 전달하는 역할이라, 내부 기어와 오일의 밀봉 성능이 직접적으로 주행 성능에 영향을 미친다.
다이캐스팅 업계 입장에서 이 흐름은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다. 시장조사 기관 Stratistics MRC에 따르면 자동차 부품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세계 시장은 2024년 약 277억 달러 규모에서 2030년 437억 달러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만 보더라도 IMARC 그룹은 국내 시장이 2033년까지 연평균 11.75%로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성장의 상당 부분을 전기차가 이끌고 있다는 점은 이미 현장에서도 체감된다.
당사의 경우 감속기 커버 수주가 집중되기 시작한 시점이 명확하다. 국내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 라인업 확대 시점과 정확히 맞물렸다. 월 생산량이 기존 대비 두 배 이상 늘었고, 금형 사이클 횟수도 크게 증가했다. 그 과정에서 품질 문제가 처음 드러나기 시작했다.
감속기 커버에서 반복된 박리 현상의 실체
박리(Delamination)는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부품 표면에 얇은 층이 떠오르거나 벗겨지는 현상이다.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자주 지목되는 것은 이형제 과다 도포, 용탕 온도 불균일, 그리고 금형 내 냉각 속도 차이다. 이 세 가지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 응고 중 내부 응력이 집중되면서 표면층이 기지 조직과 분리된다.
오일 유로 구간이 취약한 이유
감속기 커버에서 박리가 집중된 구간은 오일이 흐르는 유로 주변이었다. 이 부위는 설계상 살 두께가 다른 구간보다 얇고, 구조적으로 굴곡이 많다. 용탕이 빠르게 채워지는 구간이 아니라서 충전 말기에 도달하는 경향이 있고, 그 때문에 온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에서 응고가 시작된다. 금형 온도 분포가 고르지 않으면, 이 구간에서 응고 속도 차이가 벌어지고 결국 층 분리로 이어지는 것이다.
처음 불량이 발생했을 때 검사 기록을 되짚어보니 해당 구간 금형 온도가 다른 부위보다 약 25~30℃ 높게 유지되고 있었다. 높은 금형 온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인접 구간과의 온도 차이가 응고 거동을 불규칙하게 만든 것이다. 이형제 적용량을 줄이는 시도도 했지만, 문제의 본질은 냉각 채널 부족이었다.
불량 재현 테스트에서 확인한 패턴
생산 중단 후 금형을 분해해 내부 상태를 확인했다. 오일 유로 주변 코어 부분의 냉각 채널이 다른 구간에 비해 현저히 적었다. 설계 당시 형상 구현에 집중하다 보니, 냉각 채널을 배치할 공간이 제한됐던 것으로 보였다. 냉각이 부족하면 금형 온도가 누적되고, 사이클이 반복될수록 해당 구간의 온도는 올라간다. 이것이 박리 불량이 초반에는 산발적으로 나타났다가 생산량이 늘수록 빈도가 증가한 이유였다.

냉각 채널 증설 후 실제 변화
금형 수정 방향은 하나였다. 오일 유로 구간 코어 부분에 냉각 채널을 추가하는 것. 기존 직선형 채널에서 구조를 변경해 오일 유로와 평행하게 채널을 배치했다. 추가된 채널은 총 세 개 라인이었고, 냉각수 유량과 온도는 기존 조건을 유지했다. 변경 후 가동한 시험 생산에서 해당 구간 금형 온도가 이전 대비 약 20℃ 낮아졌고, 인접 구간과의 온도 차이도 10℃ 이내로 좁혀졌다.
박리 불량 발생률은 수정 전과 비교해 약 80% 이상 감소했다. 수정 전 해당 부품의 불량률이 공정 내 검사 기준으로 약 4~5% 수준이었는데, 수정 후 0.5~1% 내외로 안정됐다. 연간 생산량 규모를 고려하면 이 차이는 단순 수율 문제가 아니다. 불량 부품 후처리 공수, 재작업 비용, 고객사 납기 리스크까지 복합적으로 연결된다.
개인적으로 이 경험에서 배운 게 하나 있다. 냉각 채널 설계는 부품 형상이 결정된 뒤에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형상과 동시에 설계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오일이나 냉각수가 접촉하는 기밀 구간은 주조 응고 거동 시뮬레이션 단계에서부터 냉각 효율을 검토해야 나중에 금형 수정이라는 비용 있는 과정을 줄일 수 있다.
전기차 부품 다이캐스팅의 기술적 특성
전기차용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부품은 내연기관 시대의 케이스류와 다른 요구 조건을 가진다. 감속기 커버 같은 부품은 단순한 구조재가 아니라, 기어 오일을 밀봉하고 진동과 열을 견디는 기능재다. 그래서 기공(Porosity) 관리와 기밀 성능이 핵심 품질 지표가 된다.
고압 다이캐스팅과 기밀 요구사항
감속기 커버는 고압 다이캐스팅(HPDC) 공법으로 생산된다. 용융 알루미늄을 고압으로 금형에 주입해 정밀한 형상을 구현하는 방식이다. 생산성이 높고 치수 정밀도가 우수하지만, 공정 특성상 기공이 내부에 생길 수 있다. 기밀 성능이 요구되는 오일 경로 부품에서 기공은 누유 불량으로 직결된다. 이 때문에 전기차 감속기 부품 다이캐스팅에서는 진공 다이캐스팅 적용이나 국부 가압 기술을 함께 검토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 기밀 요구 구간의 진공 다이캐스팅 적용: 다이 캐비티 내 공기와 가스를 제거해 기공 발생을 줄이고 압력 견고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오일 씰 기능이 요구되는 커버류에 적합하다.
- 냉각 채널 설계 최적화: 금형 내 온도 분포를 균일하게 유지해 응고 중 내부 응력을 줄이고, 박리나 수축 결함을 사전에 억제하는 접근이다.
- 충진·응고 시뮬레이션 선행: 실물 금형 제작 전 컴퓨터 시뮬레이션으로 유동 패턴과 응고 거동을 확인해 불량 발생 위험 구간을 사전에 파악하는 것이 현장 수정 비용을 낮추는 데 효과적이다.
알루미늄 합금 선택의 중요성
감속기 커버처럼 오일과 접촉하는 부품에는 내식성과 기밀성이 동시에 요구된다. 일반적으로 Al-Si계 합금이 주로 사용되며, ADC12 계열이 유동성과 다이 수명 측면에서 균형이 좋아 많이 선택된다. 다만 열처리 성능이 필요한 경우에는 A356 계열을 검토하는데, 이 경우 내부 기포 팽창 문제를 별도로 관리해야 한다. 합금 선택은 부품 설계 조건과 후공정 요구사항을 종합해 결정해야 한다.
생산성 향상까지 이어진 이유
냉각 채널을 보강하자 불량이 줄었을 뿐 아니라 사이클 타임도 단축됐다. 오일 유로 구간의 냉각이 충분하지 않으면, 금형 온도가 일정 범위 이상으로 오르지 않도록 쿨링 시간을 추가로 확보해야 한다. 사실 수정 전에는 사이클 중간에 냉각 대기 시간을 조금 더 두는 방식으로 품질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었다. 채널 추가 후 그 대기 시간을 단축할 수 있었고, 사이클당 약 3~4초가 줄었다.
연간 수십만 개 이상 생산하는 라인에서 사이클당 4초 단축이 갖는 의미는 생각보다 크다. 단순 계산으로도 하루 가동 기준 수백 개 이상의 추가 생산이 가능해진다. 여기에 불량 처리 공수까지 줄어드니 실질적인 생산성 향상 효과는 수치 이상이었다. 개인적으로 이 사례가 금형 냉각 설계를 품질 문제 해결 수단으로만 볼 게 아니라, 생산성 최적화 수단으로 함께 봐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한다.
전기차 확대 국면에서 다이캐스팅 현장의 준비 과제
전기차 생산이 늘수록 감속기, 모터 하우징, 배터리 케이스 같은 알루미늄 다이캐스팅 부품 수요도 함께 증가한다. 이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문제는 물량이 늘수록 기존에 숨어 있던 공정 취약점이 드러난다는 점이다. 박리 불량처럼 초기에는 산발적으로 보이다가 생산량이 쌓이면서 본격적으로 튀어나오는 문제들이 많다.
특히 기밀 성능이 요구되는 오일 접촉 구간은 설계 초기부터 냉각 거동을 함께 검토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응 방법이다. 사후 금형 수정은 가능하지만 비용과 납기 면에서 부담이 크다. 충진·응고 시뮬레이션을 설계 단계에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냉각 채널 레이아웃을 형상 설계와 병행해 진행하는 방식이 갈수록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전기차 시대의 다이캐스팅은 단순 제조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공정 엔지니어링이 요구되는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전기차 다이캐스팅, 현장 경험이 쌓여야 품질이 쌓인다
감속기 커버 박리 불량 문제는 결국 냉각 채널 보강으로 해결됐지만, 그 과정이 쉽지는 않았다. 원인 추적, 금형 수정, 재검증까지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들었다. 전기차 부품 다이캐스팅을 처음 접하는 현장이라면 오일 접촉 구간의 냉각 설계를 설계 초기부터 충분히 검토하고 시뮬레이션으로 검증하는 과정을 빠뜨리지 않기를 권한다. 비슷한 부품을 생산 중이거나 준비 중이라면, 현장 조건을 댓글로 공유해 주면 경험을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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