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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축공은 후육부에서 생긴다. 맞는 말이다. 두꺼운 단면이 먼저 응고되면서 내부에 용탕이 부족해지는 건 물리학적으로 당연한 현상이다. 그래서 현장에서는 보통 수축공 문제가 발생하면 냉각 채널부터 들여다본다. 냉각수 유량을 높이거나, 형개 시간을 늘리거나, 금형 온도를 낮추는 쪽으로 접근한다. 그런데 그 방향이 틀릴 때가 있다. 신규 금형 도입 직후에 X선 검사에서 수축공이 후육부와 게이트 반대편 끝단에서 동시에 나왔다면, 그건 냉각 문제가 아니라 용탕 흐름 자체가 끊긴 것이다. 그 차이를 모르면 아무리 냉각 조건을 바꿔도 불량은 그 자리에 있다.
수축공이 후육부에서만 생긴다는 통념이 문제를 키운다
대부분의 현장 매뉴얼은 수축공의 원인으로 후육부 응고 지연을 먼저 꼽는다. 알루미늄 합금의 경우 응고 과정에서 체적이 약 6~7% 줄어드는데, 이 수축이 발생하는 동안 주변에서 용탕이 보충되지 않으면 내부에 빈 공간, 즉 수축공이 생긴다는 논리다. 이 설명은 반은 맞다.
문제는 현장에서 이 논리를 지나치게 단순화해서 적용한다는 점이다. 후육부에 수축공이 생겼다 → 냉각이 문제다 → 냉각 조건을 강화한다. 이 흐름이 고정되다 보니, 게이트 위치나 러너 설계가 애초에 잘못 설정된 경우를 놓치는 일이 반복된다. 내 경험으로는, 신규 금형에서 발생한 수축공 불량의 절반 이상이 공정 조건이 아닌 금형 설계 단계의 문제였다. 물론 이건 내가 다뤘던 차체 부품 라인 한정이고, 다른 제품 군에서는 비율이 다를 수 있다.
수축공의 위치를 먼저 확인해라. 후육부 중심에 몰려 있다면 냉각 지연을 의심할 수 있다. 게이트에서 가장 멀리 떨어진 끝단이나 두 흐름이 합류하는 지점에 집중되어 있다면, 그건 다른 문제다.
게이트 위치 설정 오류가 용탕 흐름을 단절시키는 과정
용탕이 금형 캐비티를 채우는 시간은 제품과 사출 조건에 따라 다르지만, 고압 다이캐스팅 기준으로 보통 20~300밀리 초(ms) 안에 이루어진다. 이 짧은 시간 동안 용탕은 게이트에서 시작해 캐비티 전체를 채워나간다. 이때 게이트 위치가 부품 형상의 무게중심이나 두께 분포를 고려하지 않으면 어떤 일이 생기냐면, 용탕이 특정 방향으로만 빠르게 진행하면서 끝단을 고립시켜 버린다.
고립된 끝단에서는 용탕이 더 이상 흘러들어오지 않는 상태에서 응고가 시작된다. 이 상태에서 수축이 발생하면 주변에서 보충해 줄 용탕 자체가 없다. 결과는 수축공이다. 후육부 응고 지연 때문이 아니라, 용탕 흐름이 처음부터 끊겨 있었기 때문이다. 이 둘은 X선 이미지에서 비슷하게 보이지만 원인은 전혀 다르다.
CASTMAN의 CFD 시뮬레이션 연구(2025년)에 따르면, 게이팅 시스템의 설계 오류는 용탕 흐름 내 난류를 증가시키고 가스 혼입과 수축 기공 발생 위치를 동시에 결정하는 핵심 변수라고 명시하고 있다. 특히 게이트 접근 각도와 위치가 바뀌면 캐비티 내 충전 패턴 자체가 달라진다는 점이 핵심이다.

오버플로 위치는 게이트를 보완하는 게 아니라 흐름을 유도한다
오버플로를 잘못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오버플로는 캐비티 끝에 붙어 있는 여분의 공간이고, 용탕이 꽉 차면 자연스럽게 넘쳐들어가는 구조처럼 보인다. 그래서 '흘러넘치는 공간'이라는 인식으로만 접근하면 위치 선정이 애매해진다. 실제로는 다르다.
오버플로는 용탕의 흐름 끝점을 설계하는 장치다. 용탕은 오버플로를 향해 흐른다. 오버플로가 어디 있느냐에 따라 용탕이 어떤 경로로 캐비티를 채울지가 결정된다. 이 관점에서 보면, 오버플로 위치 오류는 흐름 경로 오류와 같다. 한국금속재료학회지에 발표된 마그네슘 합금 박육 부품 다이캐스팅 연구(KJMM, 김병철 외)에서도 오버플로 설계에 따라 캐비티 최종 말단에서 용탕이 고립되는 현상이 발생했고, 개방형 오버플로 사용 시 결함 발생 확률이 가장 낮았다는 결과를 보고한 바 있다. 폐쇄형 오버플로 구조에서는 산화물과 기공을 포집한 용탕이 오버플로로 충분히 배출되지 못하고 캐비티 내에 잔존했다.
내가 담당했던 차체 부품 금형에서도 이 문제가 그대로 재현됐다. 당초 X선 검사에서 후육부와 게이트 반대쪽 끝단에 수축공이 동시에 나왔을 때, 처음엔 냉각 조건이나 증압 압력 문제로 접근했다. 증압 압력을 기존 대비 약 15% 높여봤지만 수축공 위치가 달라지지 않았다. 오버플로 위치 문제라는 판단이 나온 건 충전 시뮬레이션을 돌린 다음이었다. 끝단의 고립 구간이 시뮬레이션에서 그대로 나타났고, 오버플로 위치를 끝단 방향으로 재배치한 뒤 게이트 각도도 약 12도 조정했더니 두 지점 모두 수축공이 사라졌다. 수정 이후 3주 연속 양산 로트 기준 수축공 불량률이 기존 대비 0으로 떨어졌다.
ingate 단면적이 좁을 때 수축공이 집중되는 조건
게이트 위치뿐 아니라 게이트 단면적, 즉 ingate 단면적도 수축공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DB에 수록된 알루미늄 실린더 블록 다이캐스팅 공정변수 연구에 따르면, ingate 단면의 폭을 1mm, 2mm 늘린 경우 단면적이 증가할수록 수축 결함이 현저히 감소했다. 사출 속도를 5.8m/s에서 7.2m/s로 높여도 결함 양상에는 큰 변화가 없었던 반면, 단면적 변화는 수축공 위치와 빈도를 명확하게 바꿨다.
ingate가 좁으면 어떤 일이 생기냐. 용탕이 좁은 단면을 고속으로 통과하면서 게이트를 지나자마자 속도가 급격히 낮아진다. 그 상태에서 캐비티 끝단까지 도달하지 못하면 용탕 선단이 냉각되면서 흐름이 단절된다. 게이트 위치는 적절했어도 단면적이 부족하면 같은 결과가 나온다. 이 두 가지는 항상 같이 점검해야 한다.
냉각 조건을 먼저 건드리면 안 되는 이유
개인적으로는 수축공 진단 순서가 현장에서 거꾸로 되어 있는 경우를 자주 봤다. 불량이 나면 냉각수 유량을 먼저 바꾸고, 형개 시간을 늘리고, 금형 온도를 낮추는 공정 조건부터 손을 댄다. 이 접근이 틀린 건 아닌데, 금형 설계 단계의 문제를 공정 조건으로 덮으려는 방식이 되면 문제가 커진다. 근본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건을 변경하면 다른 불량이 따라온다. 냉각을 과하게 강화하면 탕경(cold shut)이나 미충전이 생기고, 금형 온도를 너무 낮추면 유동성이 떨어져 충전 부족으로 이어진다.
수축공이 발생했을 때 먼저 확인해야 할 순서는 이렇다. X선 검사로 발생 위치를 정확히 파악한다. 위치가 후육부 중심이면 냉각 지연 방향으로 접근한다. 위치가 끝단이거나 여러 곳에 분산되어 있으면 충전 시뮬레이션을 우선 실시한다. 시뮬레이션에서 고립 구간이 확인되면 게이트 위치, ingate 단면적, 오버플로 위치를 순서대로 검토한다. 공정 조건 변경은 그다음이다.
자주 묻는 질문
Q. 수축공과 가스 기공은 X선 검사에서 어떻게 구분하나요?
수축공은 불규칙한 형상으로 나타나며, 주로 응고 후기에 용탕이 부족했던 자리에 생기기 때문에 형태가 찌그러지거나 날카로운 모서리를 가진다. 가스 기공은 상대적으로 구형에 가까운 형태를 보이고 단독 또는 군집 형태로 나타난다. 위치도 달라서, 수축공은 두꺼운 단면 중심이나 충전 끝점에 집중되는 경향이 있고, 가스 기공은 사출 초기에 공기가 갇힌 지점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Q. 게이트 위치 수정은 금형을 다시 만들어야 하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게이트 각도 조정이나 ingate 단면적 변경은 금형 인서트 부분 가공으로 가능한 경우가 많다. 다만 게이트 위치 자체를 크게 옮기는 경우에는 러너 시스템 전체를 재검토해야 하므로 사전에 충전 시뮬레이션으로 개선 효과를 확인한 뒤 진행하는 게 낫다.
Q. 오버플로 크기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요?
일반적인 기준으로 오버플로 슈트 면적은 내부 게이트 전체 단면적의 60% 미만이 권장된다. 이보다 크면 용탕이 오버플로로 빠지는 속도가 빨라져 캐비티 충전이 불완전해질 수 있고, 이보다 작으면 가스와 산화물을 충분히 배출하지 못한다. 다만 이 수치는 부품 형상과 사출 속도 조건에 따라 달라지므로 절대값으로 보기보다는 시뮬레이션 결과와 함께 검토하는 게 맞다.
수축공 개선의 시작점은 위치 확인이다
수축공이 어디서 생겼는지를 먼저 보지 않으면 어떤 조건을 바꿔도 방향이 틀릴 수 있다. 후육부 중심이면 냉각, 끝단이나 합류점이면 게이트 설계가 먼저다. 공정 조건은 금형 설계가 정리된 이후에 최적화하는 순서가 맞다. 오버플로 위치를 끝단 방향으로 재배치하고 ingate 단면적을 넓히는 것만으로도 상당한 개선이 가능하다. 금형 설계 단계에서 충전 시뮬레이션을 선행하는 것이 불량 발생 이후의 원인 추적보다 비용도, 시간도 덜 든다. 이번에 수축공이 나온 위치가 게이트 반대편 끝단이었다면, 냉각보다 충전 흐름을 먼저 의심하는 게 맞다.
작성일: 2026년 4월 28일